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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MMORPG. 재미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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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한국 사람들이 MMORPG를 즐긴다. MMORPG는 여러 사람들이 하나의 게임 서버에 접속해 자신의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캐릭터들을 보며 플레이 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공간에서 사냥이나 임무를 수행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Massivly Multiplay Online Role Playing Game.

 MMO, 다중 멀티 플레이 이전의 RPG는 일종의 역할놀이로 캐릭터의 준비된 시나리오를 제작자에 의도에 따라 플레이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TRPG라는 전자 장비 없이 주사위와 탁자, 노트로 게임 마스터의 인도에 따라 가상의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말하자면 고도로 발달된 소꿉놀이 같은 것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의 영국식 판타지물이 거희 대부분의 RPG에 깔려있는 것은 결국 TRPG의 주제가 주로 용과 마법, 엘프와 드워프 등이 등장하는 영국 동화, 그리고 톨킨의 반지의 제왕등을 원류로 한 룰로 만들어진 던전 앤 드래곤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그래픽 머드로 최초로 등장한 바람의 나라가 현재 우리나라 RPG의 원류라고 할 수 있다. 이후로 등장한 리니지, 라그나로크, 다크 세이버, 마지막 왕국, 어둠의 전설.. 그리고 지금에 와서 몇몇 회사들은 망하고 NC나 넥슨, 넷마블 같이 잘 되는 회사들은 아이온이나 프리우스 같은 제작비를 마구 쏟아 부어 기술력을 도입한 MMORPG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뿐이다. 그래픽만 나아졌을 뿐 속은 거기서 거기다. 재미가 없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말 할 것이다. 재미있다고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을 처음 접해본 사람이거나 얼마 안 접해본 사람에 한한 이야기다. 우리나라 MMORPG는 천편 일률적으로 같은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 몬스터를 잡고 레벨업을 하는 것을 베이스로 해서 직업군이 있고, 스킬 포인트나 스탯 포인트를 특성에 맞게 찍고, 길드나 뭐 그에 준하는 것을 만들어 사람들 끼리 어울리고, 1:1맞짱(PK)를 뜰 수 있게 하거나 공성전 등을 만들어 둔다.

 처음 하면 재미있다. 레벨 업 하고 성장하는 재미가 있고 강해지는 재미도 있다. 그것 뿐이라면? 다른 게임들도 다 같은 형식이라면? 처음 하면 새로운 느낌을 받고 플레이를 시작하게 되지만 결국 속은 그게 그거라면 그런 게임이 과연 재미있을까.

 온라인 게임 개발은 제작비나 서버 운용, 게임 광고등에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된다. 일단 외관을 그럴듯하게, 멋지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쫄딱 망하면 어떻게 될까? 회사로썬 크나큰 손실이다. 그러므로 회사는 도박을 하지 않는다. 여태까지 시장을 점유해온 RPG의 틀을 그대로 가져와 고급스럽게 꾸민다음 잘 포장해서 상품으로 만드는 거다.

 이건 마치 테트리스에 색깔을 입히고, 칸을 늘리고, 멋지게 움직이게 하고, 알록달록하게 꾸미는 것과 다를게 별로 없다.


 하지만, 재미 없다고 생각하는 그나마 조금 게임을 즐긴 플레이어 이외의 사람들은 그 게임을 즐긴다. 그러므로, 회사는 게임을 어느정도 수준까지만 만들면 유저는 획보되고, 돈을 벌고, 그러므로 목표달성, 승리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한탕 날리던 게임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쫄딱 망하고 퇴장한 사례가 있다. 에버퀘스트 같은 외국식의 자유도가 높은 RPG의 원류의 가까운 게임들이였다. 이들은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과 그래픽이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장됬다. 왜 외국에서는 잘나가는 게임이 우리나라에서는 망할까? 또 왜 우리나라에서 잘나가는 게임은 외국에서 랭크 안에도 들지 못할까?

 그건 우리가 한국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중 가요에 빠진 사람이 클래식 음악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과 흡사하다. 우리나라는 좋은건지 나쁜건진 모르겠지만 독자적이고 노가다성을 띄는 단순한 느낌의 RPG를 개발해왔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에 매우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을 제작한 노련한 개발진이 모여 있고 이미 우리나라 게임 시장을 석권한 블리자드는 와우를 공개하므로써 우리나라 사람들을 폐인매니아로 만들고, 게임을 보는 안목을 높여버렸다. 이 전에도 외국산 PRG에 맛을 들인 한국 유저가 있긴 했지만 소수였고 와우는 블리자드의 이름을 간판삼아 한국 MMORPG 사이에 우뚝 서버렸다.

 그리고 와우를 한 유저는 아이온 같은 별것 없는 게임을 까기 시작한다. 실제로 아이온은 별게 없다. 우리나라 MMORPG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고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려고 하므로 이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조선시대도 아니고,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서 외국 문물이 넘실대는 한국에 과연 그런 마인드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유저들은 늘어난다. 현재 한국 MMORPG는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된장국이다. 뭔가 매콤한 것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매운탕 끌여줄 생각은 안하고 된장국에 고추가루를 뿌리고 있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맛있다고 먹지만 여태까지 된장국만 죽어라 먹어온 사람들은 토할려고 한다.

 뭔가 개선이 필요하다. 정말 이대로 좋은 건가?
 우려먹을 대로 우려 먹기만 하면 발전 안할 건가?
 우리 나라 안에서만 잘 되면 만사 OK?

 게임 장사가 돈좀 많이 버니까 하고 있는 거겠지만 씁쓸한 느낌이다. 즐기고자 만든 게임들이 상업적인 컨텐츠로 변질되고 그런 주제에 재미는 나아지는게 없으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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